왜? 복음은 믿을 수 없는 이야기가 되었나

우선 개인적인 얘기를 좀 해야겠습니다. 저는 고등학교 2학년 때 예수 그리스도를 믿겠다고 작정한 이후에 딱 2명의 친구만을 예수 그리스도를 믿도록 인도해 봤습니다. 물론 신학교에 들어가서 전도사로 섬겼던 시절에 혹시 저를 통해서 예수님을 믿게 된 친구가 있었을런지 모르겠습니다만, 어쨌든, 개인적으로는 전도를 별로 해본 적이 없습니다. 그나마 제가 교회에 나오도록 인도한 친구들에게도 복음을 명확하게 제시하지 않았고, 그냥 “교회 나와 보지 않을래?”라는 식으로 인도를 했습니다. 사실 부끄러운 얘기지만, 신앙을 가지게 된 이후, 그리고 심지어 신학교에 다닐 때에도 내가 믿는 복음이 무슨 메세지를 얘기하는지 잘 몰랐습니다. 그러다가 2006년에 팀 켈러를 만나면서 “아, 내가 이제껏 복음이 뭔지 잘 모르고 살았구나! 어쩌면 복음을 믿는다기보다 그냥 종교성으로 교회를 다녔을수도 있겠구나!”라는 생각을 하기 시작했었고, 그 이후부터 쭉 복음 자체가 가진 메세지가 무엇인지에 대해서 계속적으로 고민해 왔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조나단 도슨의 “왜? 복음은 믿을 수 없는 이야기가 되었나”를 보면서 이제껏 제가 고민해 왔었던 복음 메세지의 아주 정갈한 축약판을 만나게 된 것 같아서 아주 반가웠습니다.

도슨은 미국 텍사스 주의 오스틴(Austin)이라는 도시에서 교회를 개척한 목회자이자 작가입니다. 이 책에는 그가 자신이 처한 이런 상황 속에서 어떻게 하면 사람들에게 복음을 실제적이면서도 그들의 삶의 정황에 와닿도록 전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 어떻게 치열하게 고민했는지에 대한 흔적이 담겨 있습니다. 책은 크게 세 부분으로 나뉘어서 전개됩니다. 1부에서는 무엇이 우리로 하여금 복음을 전하지 못하게 하는지, 혹은 복음을 전하더라도 잘못 전하게 하는지에 대해서 네가지로 나누어서 살펴봅니다. 그 네가지는 1) 내가 복음을 전해야 할 사람들을 객체화 시켜서 일종의 프로젝트로 삼는 경향, 2) 우리 안에 있는 자기 의로움, 3) 타종교에 대한 불관용성, 그리고 4) 우리 자신이 가진 복음에 관한 이해가 깊지 않다는 것에서 오는 두려움입니다. 도슨은 이러한 네가지 어려움은 근본적으로 복음을 전하는 것을 이웃을 사랑하라는 명령의 일부로서 이해하기 시작할 때에 극복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사실 이런 얘기는 복음 전도와 관련된 책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얘기들입니다만, 도슨의 생각이 여타의 복음 전도서와 달라지는 부분은 복음을 제대로 전하기 위해서는 우리 자신이 복음을 통해서 어떤 유익을 누렸었고, 어떤 유익을 지금 누리고 있는지를 스스로에게 질문함을 통해서 복음을 우리 자신에게 먼저 전하게 되는 작업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하는 부분입니다. 많은 경우 우리가 이해하는 복음은 교회의 지도자들에게 들은 복음이며, 우리가 실제로 체험한 복음이 아닐 경우도 꽤 높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먼저 복음이 우리의 삶에 구체적으로 어떻게 변화를 가져왔는지를 우리가 우리 자신에게 대답할 수 있다면 우리가 전하는 복음은 진정성을 가지게 되고, 우리의 목소리를 통해서 전해지는 하나님의 말씀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것이 도슨의 주장입니다.

2부에서는 이런 잘못된 복음 전도에 대한 동기 점검을 바탕으로 우리가 믿는 복음 메세지를 다시 요약하고 점검합니다. 도슨은 1) 개인적이고 2) 역사적이며 3) 우주적인 복음의 메세지를 간결하면서도 강력하게 요약하고, 예수 그리스도의 삶과 사역은 1) 우리 각각의 개인으로서의 정체성을 바꾸며, 2) 우리가 믿는 교리를 교조적인 차원에서 절대적인 것으로 붙잡는 대신, 교리가 가진 한계(복음에 대한 제한적인 진술이라는 점)와 유익(복음이 어떤 일을 하는지를 설명해준다는 점)을 동시에 볼 수 있게 해주고, 마지막으로 3) 우리로 하여금 우리 자신의 변화를 넘어서서 사회와 역사를 변화시키는데까지 나아갈 수 있게 해준다고 말합니다.

3부에서는 1부와 2부의 복음 전도에 대한 잘못된 동기 점검과 복음 메세지에 대한 재검토를 바탕으로 사람들에게 복음을 전할 때 우리가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는 다섯 가지 메타포에 대해서 얘기합니다. 이 다섯가지 메타포는 복음 메세지가 우리에게 주는 다섯가지 유익이며, 동시에 현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가장 갈급해하는 욕구와 삶의 고민 다섯가지라고 보아도 무방합니다.  즉 1) 받아들여짐, 2) 친밀함, 3) 인정 받음, 4) 나와는 다른 사람들에 대한 관용, 그리고 5) 새로운 삶에 대한 소망이 그것입니다. 도슨의 분석이 탁월한 부분은 이러한 다섯 가지 메타포를 그가 2부에서 전통적인 기독교 구원의 다섯가지 메타포로 정리했던 1) 칭의, 2) 그리스도와의 합일, 3) 양자로 받아들여짐, 4) 구원, 5) 새로운 피조물과 연결시켜서 어떻게 전통적 기독교 구원의 메세지가 21세기 현대인의 삶에 가깝게 다가가는 메세지가 될 수 있는지 보여준다는 점입니다. 특별히 도슨의 책은 자신이 목회 현장에서 사람들과 부대끼며 지내는 가운데 언급한 다섯 가지 메타포를 모두 사용해서 어떻게 복음을 나누었는지에 대한 실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더욱 설득력이 있으며, 복음을 전하고 싶지만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모르겠는 사람들에게 실제적인 길잡이가 되어줄 수 있다는 점에서 아주 좋은 평가를 내리고 싶습니다.

특히나, 제가 유익을 얻은 몇가지 지점은 1) 복음이 전해지는 곳은 사람들의 지성도 아니고, 의지도 아니며, 사람들이 자신의 삶을 이끌어가는 지향점이 되는 욕구가 위치한 중추로서의 “마음”이라는 도슨의 계속적인 강조 (이 부분은 팀 켈러와도 동일합니다), 아울러 2) 회개는 단순히 비도덕적인 삶을 살다가 도덕적이고 종교적인 삶으로 단순히 생활 방식이나 행동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마음이 궁극적으로 신뢰하는 대상으로 삼는 것이 우리 자신에서 하나님으로 넘어가게 되는 과정이라는 지적, (왜냐하면 도덕적이고 종교적인 삶을 산다고 해도 여전히 궁극적 신뢰 대상이 우리 자신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3) 복음을 받아들인 사람들이 그 이후부터는 예전과는 달리 아주 깨끗하고 순결한 삶을 살게 된다는 식의 이상적이고 비현실적인 묘사를 지양하고, 그 대신 복음이 전해진다고 하더라도 여전히 삶에는 문제가 많을 수 있고, 여전히 우리를 괴롭히는 죄악들이 남아 있을 수 있다는 지극히 당연한 현실을 무시하지 않고 정직하게 임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러한 여러가지 장점들에도 불구하고, 이 책이 가진 잠재적인 한계는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이 그리스도의 복음을 도슨이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것들이 전부라고 생각하게 만들 가능성이 있다는 점입니다. 저는 이 책의 서평을 쓰기 전에 아마존에서 이 책에 관한 다른 서평들 몇가지를 찾아보고 읽어 봤는데, 동일한 지적들이 꽤 많았습니다. 역사적으로 그리스도인들은 계속해서 변화하는 문화적 흐름 속에서 그리스도의 삶과 사역에 관한 메세지를 다양한 방식으로 다양한 계층과 문화에 속한 사람들에게 전하기 위해서 노력해 왔습니다. 도슨의 이러한 시도 또한 그러한 노력의 일환으로서 부분적인 것으로 이해되어야 한다는 것이 사실 도슨이 말하고자 하는 주장의 일부라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도슨은 복음은 지난 역사를 통해서 다양한 문화 속에서 계속해서 각각의 문화에 맞게 전달이 되어 왔으며, 현대를 사는 그리스도인들 또한 그러한 노력을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한다는 말을 책의 몇 군데를 통해서 반복적으로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이 단순히 몇가지 메타포를 통해서 전해질 수 있는 단순한 메세지는 아니며, 또한 우리가 당면한 필요와 욕구를 채워주기 위해서 존재하는 메세지도 아니며, 궁극적으로는 우주와 피조계 전체가 처한 곤고함과 궁핍이라는 죄의 문제에 대한 하나님의 해결책으로 주어진 것이기에 우리는 계속해서 변화하는 삶의 현실 속에서 어떤 것이 하나님의 사랑의 메세지이며, 그 메세지를 가장 합당하게 전할 수 있는 방식인지를 고민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런 부분만 고려한다면, 도슨의 책은 앞으로도 모든 그리스도인들이 계속해서 시도해야 할 복음 소통에의 시도의 한 예, 특별히 아주 괜찮은 예로서 접근한다면 도움이 많이 될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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