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 박사 과정 지원 전에 점검해봐야 할 것들 3가지

안녕하세요. 박사 과정에 관한 세번째 에세이입니다. 오늘은 박사 과정에 지원하겠다는 결정을 하기 전에 점검해봐야 할 것들 3가지에 대해서 써보도록 하겠습니다. 아시다시피, 박사 공부는 5-7년이 걸리는, 시간과 노력이 많이 들어가는 어려운 과정입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힘들고 어려운 공부를 마친 후에 전임 교수 자리를 찾는다는 것은 한국에서나 미국에서나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최근 여러 통계들에 의하면, 인문학 박사 학위 소지자가 정년 트랙의 전임 자리를 찾게 될 가능성은 점점 더 낮아지고 있습니다. 신학도 인문학이기에, 별반 다르지 않고, 특히 한국의 경우 전반적으로 대학의 숫자가 줄고 대학 지원자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대학에서 신학을 가르칠 수 있는 사람의 숫자는 현재 박사 학위를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오는 학위 소지자들보다 훨씬 더 적을 것이라는 것은 상식적으로 생각해도 금방 알 수 있는 이야기입니다. 그래서 오늘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학으로 박사를 생각하시는 분들이 점검해 보셔야 할 3가지에 대해서 적어보도록 하겠습니다. 그 3가지는 1. 내적 기쁨이 있는가. 2. 자족하는 마음을 가질 수 있는가. 3. 경제적으로 책임을 져야 할 사람들에게 책임을 질 대안에 대해서 생각하고 있는가 입니다.

  1. 내적 기쁨이 있는가

박사 학위를 마친다는 것이 이전과는 달리 점점 더 외적인 유익이 적어지고 있는 상황 속에서 박사 공부 자체를 통해서 내 안에 내적인 기쁨이 있는가라는 질문을 하는 것은 아주 중요합니다. 왜냐하면 공부를 마치고 난 후에도 안정적인 직업이나 명성을 얻게 될 가능성이 점점 더 낮아지고 있고, 특히 신학의 경우 더욱 더 그러하기 때문입니다. 공부 그 자체에 즐거움을 느끼시는 분이 아니라면 신학으로 박사 학위를 하는 것은 더더욱 말리고 싶습니다. 내가 박사 공부를 왜 하고자 하는지를 스스로에게 물을 때 꼭 점검해 보셔야 할 부분입니다.

  1. 자족하는 마음을 가질 수 있는가

박사 공부 자체를 통해서 내적인 기쁨을 누릴 수 있는 사람이 박사 공부를 시작하게 되었다고 칩시다. 힘들고 어려운 과정을 모두 거쳐서 졸업할 때가 가까워지게 되었을 때, 막상 정년 트랙의 전임 교원 자리를 구하기가 어렵다는 것을 실감하게 되면 마음이 무너지게 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일 것입니다. 이런 상황이 굉장히 오래 가게 되고, 마침내 아예 학계로 들어가는 것을 포기하는 경우는 드문 일이 아닙니다. 굉장히 흔한 일이 되어가고 있고, 그렇기에 2018년이라는 시점에서 신학으로 박사를 시작하시는 분들은 더더군다나 자족하는 마음에 대한 준비가 필요합니다. 설사 내가 박사를 모두 마친 후에 자리를 얻지 못하게 되었을 경우에도 나 스스로를 패배자나 실패자로 낙인 찍고는, 박사를 마치고 교수로 일하고 있는 사람 앞에서 주눅이 들거나 열등감에 사로잡히지 않을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맞닥뜨리게 되었을 때,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우리 삶의 이야기를 새롭게 해석해 줄 하나님의 이야기, 즉 복음입니다. 우리의 삶은 불확실성 그 자체이며, 이런 삶을 살아가면서 내 삶을 해석해 줄 틀이 되어줄 이야기를 찾게 되는 것은 당연합니다. 다만 그 이야기가 우리가 살아가는 현대 문화가 우리에게 은연 중에 주입하는 능력 중심 주의의 성공 신화와 실패한 낙오자의 이야기인가, 그렇지 않으면 내가 가는 길이 틀어지더라도 그 틀어진 길 조차도 하나님의 은혜로 볼 수 있게 해주고 자족할 수 있게 해주며, 데살로니가 전서 5장에서 말하듯이 “항상 기뻐하고 쉬지 말고 기도하며 범사에 감사하라”는 명령을 따를 수 있게 해주는 이야기인가를 돌아 보아야 합니다. 애석하게도 목사님이나 전도사님들 중에도 박사 학위를 마치고 교원 자리를 구하지 못하게 되는 상황에서 여전히 자신의 삶의 이야기를 복음으로 재해석해내기 보다는, 현대 문화의 지배적인 이야기 속에서 자신을 패배자로 규정 짓는 이야기를 자신의 이야기로 생각하면서 평생 괴로움과 좌절감 속에서 살아가는 분들이 많습니다. 어떤 상황에서도 자족함을 누리게 되었다는 바울의 고백은 그래서 박사 공부를 시작하시는 분들에게 중요합니다.

  1. 경제적으로 책임을 져야 할 사람들에게 책임을 질 대안을 마련하고 있는가

이상의 얘기를 통해서 보았을 때, 신학 박사 과정은 경제적인 안정을 위해서 그다지 좋은 방안은 아닙니다. 그렇기에 신학으로 박사를 하실 생각이 있으신 분들은 경제적인 문제에 대해서 고려하셔야 한다고 봅니다. 특히 결혼을 하시고 아이가 있으신 분들의 경우, 신학으로 박사를 마친 후에 만약 교원 자리를 구하지 못한다면 경제적으로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없이 그냥 박사 공부를 시작하시게 되면 이후에 큰 낭패를 당할 수도 있습니다. 저의 경우 또한 올해 가을 정도부터 job market에 나가게 될 것 같은데, 여러가지 대안을 놓고 고민하며 기도하고 있습니다.

이상의 세가지가 신학으로 박사 과정을 시작하기 전에 꼭 점검해 봐야 할 것들이라고 생각합니다. 모쪼록 박사를 준비하시는 모든 분들에게 하나님께서 지혜를 허락하시고 가시는 연구의 길에 은혜가 있으시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서평 쓰는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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